요약
부처와 보살의 무한한 공덕을 나타내는 불구(佛具)의 하나.
본문
깃발과 형태가 비슷하다. 불전의 기둥이나 당간(幢竿)에 매달아 세우거나 천개 또는 탑 상륜부에 매달아 놓는다. 중생들이 이를 보고 불교에 귀의할 마음을 먹도록 하려는 의도로 세운다. 경전에 따르면 여러 종류가 있다. 관정(灌頂) 의식에 사용하는 관정번, 기우제가 열릴 때 뜰에 세우는 정번(庭幡)처럼 비단으로 만드는 평번(平幡), 여러 가닥의 실을 묶어서 만드는 사번(絲幡), 금속과 옥을 이어 만드는 옥번(玉幡) 등이 있다. 길이는 190∼250cm, 너비는 40∼50cm에 이른다.
형태는 대부분 위아래로 긴 직사각형이며, 머리쪽은 삼각형을 이루기도 한다. 머리는 검은색으로 처리하고 그 위에 오색실로 수놓은 복장주머니를 2개 단다. 중앙은 끝부분과 구분이 잘 안된다. 전체적으로 단순하나 세부 표현에서 한국적인 장식이 가미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비슷한 것으로 사명기(司命旗)가 있는데, 이것은 본래 조선시대 군대에서 사용하던 것이다. 후대에 민간에서도 사용하였고, 불교에서도 영산재와 같은 큰 법회를 열 때 사용하였다. 가운데 쓰인 문구로 번과 사명기를 구분한다.
천은 오방색으로 청색·황색·적색·백색·흑색을 사용한다. 고대의 것은 전하는 것이 없어 형태를 알 수 없으나 근래에는 주로 종이로 만들어 끈으로 전각 주변에 매단다. 법회의 성격에 따라 독특한 번을 사용하는데, 인로왕번(引路王幡)은 천도재 때 사용하고, 오방불번(五方佛幡)은 일반 법회 때 사용한다. 인로왕번은 죽은 자의 영혼을 극락으로 인도하는 인로왕보살을 상징한다.
오방불번은 동서남북과 중앙의 방위에 거는 번이다. 중앙에는 비로자나불번, 동쪽에는 약사불번, 서쪽에는 아미타불번, 남쪽에는 보성불번(寶性佛幡), 북쪽에는 부동존불번(部動尊佛幡)을 건다. 각 방위에 따라 바탕 색상이 다르다. 중앙의 비로자나불번은 황색 천을 사용하고, 그 중앙에 ‘나무중방화엄세계비로자나불’이라는 붉은 글씨를 쓴다. 약사여래불번의 바탕색은 청색이며, 아미타불번은 백색이다. 아미타불번 중앙에는 ‘나무서방극락아미타불’이라는 글씨를 검은색으로 쓴다. 보성불번은 붉은색 바탕에 ‘나무남방환희세계보승여래불’이라는 글씨를 흰색 또는 청색실로 수를 놓고, 부동존불번은 검은색 바탕에 흰색이나 황색으로 ‘나무북방무우세계부동존불’이라는 문구를 넣는다.
현재 금용사는 번 조성 불사 중입니다.많은 참석 부탁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