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에 부처님은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이 말을 대중에게 이르노니
  너희들은 마땅히 잘 들어라
  먼 옛날의 태자 보살은
  일찍 듣지 못한 법을 관찰했나니. 

  늙음과 죽음은 무엇을 인연해
  무엇으로 말미암아 있는 것인가
  이렇게 바르게 관찰해 마치고
  생으로 말미암아 있는 줄 알았다. 

  <생>은 본래 무엇을 인연해
  무슨 일로 말미암아 있는 것인가
  이렇게 깊이 생각해 마치고
  그것은 유로부터 있는 줄 알았다.

  그것에 집착하고 그것을 취해
  엎치락 뒤치락 더욱 <유>를 더하네
  그러므로 여래는 이렇게 말하노니
  <취>는 이 <유>의 인연이니라

  온갖 더러움의 무더기는
  바람이 불면 악의 물 흐름과 같나니
  그러므로 취의 원인은
  애로 말미암아 널리 퍼진다. 

  애는 이 수를 인연해 생겨
  괴로움의 그물의 근본을 일으킨다. 
  물들고 집착하는 인연으로써
  괴로움과 즐거움이 서로 응한다. 
  이와 같이 깊이 생각해 마치고
  수는 촉을 말미암아 생김을 안다. 

  촉의 근본은 무엇을 인연하고
  무엇으로 말미암아 촉이 있는가
  이와 같이 깊이 생각해 마치고
  촉은 6입으로 생김을 안다. 

  6입의 근본은 무엇을 인연하고
  무엇으로 말미암아 6입이 있는가
  이와 같이 깊이 생각해 마치고
  6입은 명색에서 생김을 안다. 

  명색의 근본은 무엇을 인연하고
  무엇으로 말미암아 명색이 있는가
  이와 같이 깊이 생각해 마치고
  명색은 식을 따라 생김을 안다. 

  식의 근본은 무엇을 인연하고
  무엇으로 말미암아 식은 있는가
  이와 같이 깊이 생각해 마치고
  식은 행을 따라 생김을 안다. 

  행의 근본은 무엇을 인연하고
  무엇으로 말미암아 행은 있는가
  이와 같이 깊이 생각해 마치고
  행은 치를 따라 생김을 안다. 

  이와 같은 인연을 가리켜서
  실의인(實義因)이라 이름 짓는다
  지혜의 방편으로 그것을 관찰하면
  능히 인연의 뿌리를 볼 수 있다. 

  괴로움은 성현들이 지은 것도 아니요
  또 아무 인연 없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므로 변해 옮는 이 괴로움은
  지혜로운 사람은 끊어 없애느니라. 

  만일 무명이 멸해 다하면
  그 때는 곧 행이 없을 것이요
  만일 또 행이 멸해 다하면
  그 때는 곧 식이 없을 것이다. 

  만일 식이 아주 멸해 다하면
  명색도 또한 없을 것이요
  명색이 이미 멸해 다하면
  6입도 또한 없을 것이다. 

  만일 6입이 아주 멸하면
  거기에는 촉도 또한 없을 것이요
  만일 촉이 아주 멸해 다하면
  거기에는 수도 또한 없을 것이다. 

  만일 수가 아주 멸해 다하면
  거기에는 애도 또한 없을 것이요
  만일 애가 아주 멸해 다하면
  거기에는 취도 또한 없을 것이다. 

  만일 취가 아주 멸해 다하면
  거기에는 유도 또한 없을 것이요
  만일 유가 아주 멸해 다하면
  거기에는 생도 또한 없을 것이다. 

  만일 생이 아주 멸해 다하면
  늙고 병드는 괴로움의 무더기 없어져
  일체의 괴로움도 다할 것이니
  지혜 있는 사람의 설명하는 바라. 

  12의 연기는 깊고 또 깊어
  보기도 어렵고 알기도 어렵네
  오직 부처님만이 잘 아시나니
  이것이 있고 없음을 인연함이라. 

  만일 능히 스스로 관찰하면은
  거기에는 모든 입이 없을 것이다.

  깊이 인연을 보아 아는 사람은
  밖으로 스승을 구하지 않고
  5온·12처·18계에 있어서
  탐욕을 능히 떠나 물들지 않는다.

  일체의 보시를 받을 만하고
  시주의 은혜를 깨끗이 갚으리. 
  만일 거기에는 4변재 얻고
  결정코 깨달음을 얻을량이면

  능히 모든 결박을 풀고
  번뇌를 끊어 방탕하지 않으리니
  저 색·수·상·행·식은
  마치 썩어빠진 수레와 같으리라. 

  만일 분명히 이 법을 관찰하면
  그 때는 곧 등정각을 이루어
  마치 새가 허공을 날아
  바람 따라 동서로 노니는 것 같으리. 

  보살은 모든 번뇌 끊어 없애기
  바람이 가벼운 옷 날리는 것 같아라. 
  비바시 부처는 한가하고 고요히
  모든 법을 자세히 관찰하였네
  늙음과 죽음은 무엇을 인연해 있고
  또 무엇으로 하여 없어지는가. 

  그는 이렇게 관찰해 마치자
  맑고 깨끗한 지혜 생겼다. 
  늙음과 죽음은 생을 인연해 있고
  생이 멸하면 노사 멸함 알았다.'